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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대표 저서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세상 만물과 세상 만사에 대한 니체의 사상이 모두 모여 있는 보물과도 같은 책입니다. 이 위대한 책을 통해서 니체는 독자들에게 다방면에 여러 가지 생각을 거침없이 전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 절이 저에게는 꽤나 큰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집단주의와 타인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집착에 빠져 고통받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니체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달까요. 긴말 않고, 바로 니체의 말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타인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곧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다. 친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구 관계에서 늘 서로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강조하곤 합니다. 상대방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들이 우정에 목말라하는 이유는 자아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니체의 생각인가봅니다. 우리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친구를 그리워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때때로 사람들은 사랑으로써 질투를 극복하고 싶어 한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고 해도, 때때로 우리는 상대방에게 크고 작은 질투심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친구 사이에 질투심을 드러내는 것은 일종의 금기입니다. 서로 간에 감정이 상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친구를 잃게 되어 자신에게 큰 상처가 남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질투심을 느낄 때마다 오히려 더 밝은 말투로, 웃는 얼굴로 상대방을 대하곤 합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어디까지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상대방을 사랑하는 척 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조금도 숨기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격분시킨다."

"친구란 추측과 침묵의 대가여야 한다. 그대는 모든 것을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솔직한 사람이 매력있다고요.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정말로 솔직한 사람과는 친구가 되기 부담스럽습니다. 아니, 그런 것은 아예 생각해 볼 수조차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언제나 마음 속에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것을 친구에게 보여주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실제로 아무 것도 숨기지 않는 사람과는 가까이 있는 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다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가진 자기만의 영역에 대한 존중이 필수라고 니체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의 대한 동정은 단단한 껍질 속에 숨겨 두어라. 그 동정을 물어뜯으려다가 그대의 이빨 하나쯤 부러뜨릴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니체가 쓴 책을 읽다 보면, 동정이란 단어가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니체는 동정을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동정은 동정을 받은 타인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무서운 독이 될 수도 있고, 동정하는 마음은 인간을 '노예 도덕(집단에 의존하는 도덕주의)'에 빠지게 만든다고  니체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를 동정하려는 마음이 내 안에서 고개를 들기 전에, 우리는 그 마음을 단단한 껍질 속에 숨겨 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여기까지입니다. 

니체가 '친구(라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들을 읽어보고, 정리를 하고나니, 자연스럽게 아주 간단한 결론 하나가 저의 머릿속에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친구라는 존재는 물론 우리의 삶에서 무척 소중한 존재이긴 하지만, 때때로 나에게 고통이 되기도 하고, 나에게 필수적인 존재도 아니며, 결국에 내 인생의 방향은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스스로를 극복하고 좀 더 강인한 존재가 되라고 말하는 니체의 말은, 복잡한 인간 관계 속에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인 저에게 큰 위로이자 자극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음 뭐랄까, 니체는 가끔 되게 어렵기도 하고.. 나같은 사람이 읽을 만한 작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좋은 글로 저를 기분 좋게 만들어줄 때도 있어서 결코 미워할 수가 없는 철학자인 것 같아요(ㅎㅎ). 참 재미있는 사람이란 말이죠. 흠..

어쩌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오늘은 이렇게 니체의 명언 몇 가지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이상, 탐구소년의 명언타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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